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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에 가슴까지 답답? 만성질환인 '천식' 의심해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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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기침이 나면 감기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기침이 심해지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도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먹으며 버티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쌕쌕거리는 호흡이 반복되거나 기침이 지속될 경우, 단순한 감기가 아닐 수 있다. 이럴 때는 만성질환인 '천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호흡기내과 박혜정 부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는 "간혹 천식 증상을 감기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폐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천식의 증상을 잘 알고, 조기에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조언이다. 박 교수에게 천식의 증상과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물어봤다.

q. 천식은 어떤 질환인가요?
천식은 기관지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염증'은 코로나, 폐렴, 독감과 같은 감염성 염증이 아니라, 알레르기나 호산구와 같은 비감염성 염증에 의한 것입니다. 이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지면 환자는 숨이 차고 답답하며 기침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염증은 감염성 염증에 의해 악화될 수 있지만, 미세먼지, 꽃가루, 동물 털, 차갑거나 건조한 공기, 운동, 스트레스 등 다양한 자극에 의해 갑자기 악화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거나 원인 제거, 적절한 치료 등을 통해 저절로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천식은 기관지 염증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만성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천식은 어린아이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들었는데, 유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걸까요?
성인 천식의 유병률이 약 5%인 반면, 어린이에서의 천식 유병률은 약 10%로 두 배 정도 높습니다. 천식의 발생에는 유전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체질, 즉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 음식 알레르기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유전적으로 작용하여, 가족 내에 천식 환자가 있을 경우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에 노출되는 환경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인이 결합해 천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인 천식은 완치가 어려운 반면, 어린이 천식은 일부에서 완치가 가능합니다. 이는 어린이의 면역 체계가 성인보다 미숙하기 때문인데, 성장하면서 성인의 면역 체계로 발전하게 되면 천식이 자연스럽게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서 천식 유병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보입니다.

q. 감기로 오인해 천식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는데, 조기 발견을 위해 알아둬야 할 천식 증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감기에 걸렸을 때 숨이 차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면 조금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코감기가 심할 경우, 코가 막혀서 숨쉬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단순한 감기만으로 숨이 차는 경우는 드뭅니다.

만약 가래도 없고 열도 없는데 기침과 숨참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천식을 더욱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천식이 있을 경우 기관지 염증 때문에 기관지가 좁아지며, 숨을 내쉴 때 '휘파람' 소리나 '새소리'처럼 바람 새는 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이를 천명음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천식을 의심하고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또한, 잘 관리하면 운동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천식은 만성 질환으로,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완치가 없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천식은 기도 염증이 원인인 만큼,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은 흡입제를 사용하는 것인데요. 흡입제에는 염증을 줄이는 항염증제와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하는 기관지 확장제가 포함되며, 이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또한, 먹는 약을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운동과 생활 환경을 조정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치료와 관리가 잘 이루어진다면, 운동이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수 있습니다.

q. 급성발작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천식은 증상이 나아졌다가 나빠지길 반복하는 특징이 있어, 갑자기 발작처럼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급성 발작에는 빠른 대처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기관지가 좁아져서 숨을 쉬기 어려운 상태일 때는 기관지 확장제가 포함된 흡입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흡입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숨이 계속 차면, 병원에서 처방받은 응급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먼저, 감기 여부와 관계없이 숨이 차고 기침이 반복된다면 천식을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천식을 진단받았다면, 흡입제는 치료의 핵심이므로 반드시 꾸준히 사용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의료 기기나 스마트 앱 등을 활용해 운동과 생활환경을 관리하면 더욱 도움이 되겠습니다.

천식은 만성 질환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리면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포기해버리면 나중에 아무리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계속 숨이 차고 힘든 일상생활을 반복해야 하죠. 따라서 천식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는 삶을 누리시면 좋겠습니다.